[人사이트]하이케 호이어만 시그니아 부사장 "보청기, IT 기기로 진화"

하이케 호이어만 시그니아 부사장
하이케 호이어만 시그니아 부사장

“스마트폰이 보청기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보청기도 모바일 기기 발전 추세에 맞춰 획기적인 폼팩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음향 처리 기술이 발전하고 블루투스 기술 접목과 활동 추적 기능도 추가되면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세계 최대 보청기 기업 WS오디올로지 산하 시그니아보청기 글로벌 부사장인 하이케 호이어만 박사는 난청인에게 필수적인 의료기기인 보청기가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함께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케 부사장은 2005년 시그니아의 전신인 지멘스오디올로지에 입사해 청각 연구개발 직원으로 소음 감소, 방향성 마이크, 오디오 스트리밍 등 보청기 알고리즘을 개발해왔다. 2017년부터 보청기에 들어가는 핵심 기능을 포괄하는 플랫폼 개발을 맡고 있다.

하이케 호이어만 시그니아 부사장
하이케 호이어만 시그니아 부사장

시그니아가 최근 국내에 선보인 AX 플랫폼은 하이케 부사장이 초기 개발부터 출시까지 맡은 차세대 플랫폼이다. 세계 최초로 사운드 분리 증강 기술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두 개의 프로세서로 착용자의 목소리와 배경 소음을 분리해 처리한다. 여기에 외부소리 처리 기술, 본인 목소리 처리 기술, 양이 통신 기능 등 음향 기술을 강화하는데 힘을 실었다.

하이케 부사장은 “그동안 보청기는 말소리에만 집중하고 주변 환경음은 소음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뇌에서 소리를 받아들이는 메커니즘과 같이 말소리와 주변 환경음을 별도 처리하는 사운드 분리 증강 기술과 양이 통신 기능이 합쳐져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으면서도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놓치지 않도록 해줘 공간 지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최신 기술 융합도 활발하다.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돼 액세서리 없이도 스마트 기기와 통신한다. 배터리 교체 불편이 없는 충전식 보청기도 시그니아가 업계 최초로 내놨다. 충전식 제품이 조만간 배터리 교체형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전 후 사용시간이 최대 39시간까지 늘어나고 무선충전도 지원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어시스턴트로 개인 맞춤형 설정도 가능하다.

디자인도 진화해 보청기가 블루투스 이어폰 같은 폼팩터로 발전하고 있다. 보청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사용에 대한 편견을 낮추는데 일조할 수 있다.

하이케 부사장은 “한국은 고령화 시대에 빠르게 진입하는 나라로 노년층 인구가 많고 소득 수준도 높기 때문에 잠재 고객이 많다”면서 “사회적인 편견이나 시선에 민감해 착용했을 때 보이지 않는 귓속형 제품이 지배적이었는데 디자인이 개선되면서 충전식 제품 사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최신 기술과 트렌드에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그니아는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돌입했다. 비싼 보청기를 살 형편이 되는 사람들이나 개발도상국을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개인 맞춤형 수요를 충족시키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